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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권, 도시재생/장수마을(삼선4구역) 이야기

대안개발 프로젝트 - 살만한 집을 꿈꾸는 삼선4구역 주민워크샵(1차)

삼선4구역은 낙산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서울성곽 너머에 있는 서울에 몇 남지 않은 달동네입니다.
2004년 서울시 재개발 기본계획에 대상지역으로 지정되었으나 문화재와 인접한 구릉지라는 지리적 여건과 주민 대부분이 고령의 저소득층이라는 사회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개발사업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어 사업진척이 전혀 없는 곳입니다.

그러나 주택은 낡을대로 낡아 언제 쓰러질지 모를 지경이고, 가파른 계단골목길 등 생활여건이 매우 열악하여 뭔가 대책이 절실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곳을 대상으로 원래 살던 사람들이 계속 살면서 커뮤니티를 유지할 수 있는 대안개발 계획을 세우겠다고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여 주민 설문조사도 하고, 주민설명회도 하고, 관련 전문가들도 만나면서 가능성을 확인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40여명의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살만한 집을 꿈꾸는 삼선4구역 주민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주민들은 워크샵이라는 이름만큼이나 생소한 진행방식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쏟아내셨습니다.

워크샵에 털어놓은 주민들의 좌절과 한탄, 꿈과 희망은 대안개발을 위한 기초재료가 될 것입니다.

스스로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대안개발의 성패를 가름할 열쇠도 이들이 쥐고 있고,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 결과를 감당하는 것도 이들의 몫입니다.
그래서 모든 이야기는 이들의 가슴속에서 터져나와야 하고, 어떠한 계획이든 이들이 흔쾌히 받아들이기 전에는 강요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수십년을 함께 살아왔습니다. 버스비조차 없어서 힘들 때도 이웃이 있어서 견딜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도 이런 동네 하나쯤은 남겨둬야 하는 거 아닙니까?"
오늘 워크샵에서 가장 인상 깊게 새긴 말입니다.

이 소박한 행사를 위해서 몇 날을 긴장하며 준비했는데, 이 분들도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걸 확인하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앞으로 넘어야 할 고비가 부지기수겠지만 그래도 한걸음 한걸음 내딛다 보면 뭔가 길이 열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하루를 마감합니다. ^^;